신사동가로수길 매물로 나온 점포들을 보고 왔습니다


부동산일을 하다 보면 사연 많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아파트 투자로 성공하신분들, 아무것도 모르시는 어머님이 토지투자로 대박난 사연, 시한부 인생을 사시는 분이 자녀 증여목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는 분, 믿고 따르던 언니를 통해 산 땅이 잘못 된 사연,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오늘 사연은 아는 동생이 부모님 밑에서 일하다 심하게 다투었고 이로 인해 직장도 잃고, 차도 뺏겨, 집도 나왔다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부모님과 화해하고 집으로 들어가겠지만 그 동안 모아 놓은 3억5천만원 이나 되는 돈을 가지고 장사를 해보겠다고 매물좀 알아 봐 달라는 겁니다.(나이29세에 3억5천이라니 ㅎㄷㄷ) 요즘같이 경기가 불황인 시기에 어떠한 노하우없이 섣불리 장사를 하면 안된다고 조언 해주었지만 동생의 고집과 열정을 꺽을 수 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서울의 메인상권이라는 신사동 가로수길 메인점포들을 같이 봐주기로 했습니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10년전과 비교해보면 월세가 몇배나 오른 지역으로 대로변상권은 대형프렌차이즈나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상황입니다. 1층 월세만 수천만원에 권리금만 수억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동생이 보유한 자금으로는 어림 없어 보였습니다. 하필 라운지BAR를 할만한 1층자리에 그것도 50평대로 찾고 있으니 더욱 마땅한 물건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신사동 상권도 확인할겸 중개소를 들러 매물들을 살펴보고 왔습니다.

  

가로수길 메인상권


신사동 가로수길의 상권은 위 그림 처럼 가로수길과 신사역 부근으로 나뉩니다. 아는 동생이 BAR를 하려고 한만 큼 일단 메인상권으로 매물을 알아보고 금액대에 맞는 물건을 찾기로 했습니다. 

  

권리금1억이 5천만원으로 낮춰지다

 

가로수길 매물첫 번째로 보게된 매물1호


첫번째로 소개받은 가로수길 매물을 보러 가보았습니다. 신사역 8번출구에서 약16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매물은 30평대에 권리금1억,보증금8천, 월세 700~800만원대 인 것으로 첫번째로 들른 중개업소 사장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신사역과 가깝고 주변상권이 주점과 음식점들이 있어 나쁘지 않았습니다. 또한 코너에 위치해 있어 가시성이 좋아 보였고 테라스까지 갖추고 있어 라운지 BAR를 운영하기에 괜찮아 보였습니다. 일단 이 매물을 킵해두고 다른 중개업소를 들러 자금과 컨셉에 맞는 매물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매물들을 둘러보던중 두 번째로 들른 중개업소에서 첫 번째 중개소에서 추천받은 같은 매물을 보여주었습니다. 첫번째로 들렀던 중개업소에서 매물을 소개 받을 때는 권리금1억이었지만 두번째로 들렀던 중개업소에서는 권리금을 5천 이하로 조정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바로 권리금 장난질인 것입니다. 


보통 점포 거래 할때 부동산 중개인들은 권리금을 상향시켜 중간마진을 남기려고 합니다. 아마도 중개인들끼리 공동중개를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1억짜리 권리금이 갑자기  5천만원대로 내려갈 수 가 없습니다. 이 점포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다 지금은 폐업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장사가 안되어 점포를 정리하려는 것 같은데 잘 안나가는 모양입니다. 


요즘 신사동 가로수길 점포들이 무권리로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워낙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 폐업하는 곳들이 많고 권리금을 포기하더라도 빨리 처분하려는 모습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점포 또한 무권리 일 것 같다는 예상을 하게 됩니다. 1~2달 뒤에도 이 매물이 나가지 않고 있다면 무권리로도 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권리금이라는 것은 딱히 시세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1억짜리 권리금이 이처럼 5천만원이 되거나 무권리로 탈바꿈 될 수 있습니다. 초보 예비창업자 분들이라면 제시하는 권리금만 믿지 말고 주변 시세를 더 꼼꼼하게 파악하시기 바랍니다.



 

프렌차이즈도 못버틴다.

탐앤탐스점포무권리로 나온 프렌차이즈 커피숍


대략 20군데 매물을 오후 이른시간 부터 확인해보았는데 대형프렌차이즈들의 점포가 매물이 다수 나와있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프렌차이즈 커피숍을 운영하던 자리로 1,2층 전층이 무권리에 보증금1억원, 월세1700만원으로 나왔습니다. 

수지타산이 안맞아 폐업한 것으로 보이며 이미 내부는 철거된 상황이였습니다. 자리는 에잇세컨즈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유동인구가 풍부한 자리입니다. 유동인구가 많고 노출이 잘되는 곳임에도 이곳 마저도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지 않았나 예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탐나는 자리였지만 같이 간 동생이 감당하기 힘들어 포기해야 했습니다. 

가로수길분짜매물베트남 프렌차이즈 음식점


베트남 프랜차이즈 음식점 매물이 나와있어 둘러보았습니다. 50평대로 굉장히 넓은 1층 테라스 상가 입니다. 이 거리는 가로수길 메인거리에 위치해있고 주변상권으로 음식점, 의류매장, 주점등이 많아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입니다. 보증금 2억2천에 월세1500만원으로 자리는 좋지만 마찬가지로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너무 탐나는 자리지만 역시나 월세가 걸림돌입니다. 다음번에 매물을 다시 조사해 봐야 겠지만 라운지BAR를 운영할 만한 자리가 마땅히 없는 듯 보였습니다. 늦은시간까지 운영해야하는 BAR특성상 유동인구도 뒷받침 해줘야하는데 신사역 근처를 제외하고 역에서 떨어진 곳은 10시만 넘어가도 인적이 빨리 끊겨 적합한 물건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나와있는 매물을 전부다 확인해 보진 못했지만 무권리로 나온 점포들이 상당했으며 입지에 비해 다소 월세가 높은 편이였습니다. 월세 조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가로수 상권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멘야산다이메

늦은시간까지 돌아다니다 보니 너무 힘들기도 하고 배고프기도 해서 근처 라멘집에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멘야산다이메라는 일본식 라멘집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라멘 스타일이라 홍대점을 자주 들렀었습니다. 신사동에도 지점이 있어 들러 보았습니다.

멘야산다이메

 손님이 저와 동생 뿐이였습니다. 평일이다보니 굉장히 한산한 모습이였습니다. 

멘야산다이메

홍대점 멘야산다이메는 5년간 꾸준히 방문해 라멘 한그릇을 먹으며 배를 채웠던 곳입니다. 중간중간 주방장이 바뀌면서 맛이 바뀌는 경우도 있었지만 멘야산다이메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라멘 맛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매물을 보며 힘들었지만 상권분석도 재밌었고 현실의 한계점도 맛보고 여러모로  유익한 시간이였습니다.  

다음번에는 이태원에 홍석천씨가 운영하던 마이첼시 라는 곳이 매물로 나와다길래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요즘 자영업하시는분들이 굉장히 힘든 것 같습니다. 경기불황도 있겠지만 지나치네 높은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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